2022. 9. 27. 23:01ㆍ일본에서/레저
12월 말, 어느 새벽열차를 타고 종착역까지 왔습니다.
한국에서 살땐 아무때나 동네뒷산 올라다니고 그랬어서, 산이 없는 동네에 지내니까 막 답답하더라고요.
해가 뜨네요. 지도도 없지만 일단 산쪽으로 걸어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시골동네랑 닮기도 했어요.
다이쿠(대공,大工)이라고, 목조건축업자입니다. 일본은 목조주택이 대부분이라서, 어느동네에 가도 목재 쌓아놓고 수리하고 리폼도 하는 그런 가게들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입니다. 군것질거리도 팔고, 장난감도 팔고 그러네요.
계속 걷습니다. 그늘은 춥고 햇볕이 닿는 곳은 좀 따뜻하고 그렇습니다. 코끝이 시큰하네요.
시냇물 소리가 들어줄만 하네요.
보면 산에 나무들이 아래쪽은 가지가 없고, 또 다 똑같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잖아요. 삼나무인지 편백나무인지는 모르겠는데, 건축자재로 쓰일 나무들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이기도 하고요.
여기가 치치부 타마 카이 국립공원이라고 하네요. 모아이 석상은 왜 있는 걸까요.
목재를 가공하는 공장이 보입니다. 일본에서 콘크리트 단독주택은 큰 저택일 경우에만 있는 것 같아요.
좀 걷다보니 지도가 세워져 있네요. 원래는 왼쪽에 오다케산(大岳山)까지 가려고 했는데, 너무 무모한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지도에 보이는 가까운 산까지만 가보기로 했어요.
산동네입니다. 지나가는데 야채써는 것 같은 소리랑 된장국냄새가 나더군요. 배고파...
이제 본격적으로 산으로 들어가는데, 진짜 사람이 저밖에 없네요.
여기서부턴 곰이 출몰하는 지역이니 조심하랍니다. 혼자라서 좀 무서웠습니다. 맥가이버칼을 꺼내서 손에 쥐어봅니다. 소용은 없겠죠;;
좀 올라오니 경치가 꽤 좋습니다. 땀을 흘려서 웃옷을 벗으면 찬바람에 또 몸이 금방 식어버리네요.
잘 안보이는데, 한 가운데에 후지산이 있습니다.
이제 내려갑니다.
나무마다 이런저런 표시가 되어있는걸 보니, 산림자원으로 잘 관리를 하나봅니다.
왼쪽으로 더 내려가면 버스정류장이라고 하네요. 근데 왜 표지판이 저렇게 부숴져있을까요. 사람이 발로 차고 그래서는 저런식으로 뜯어지지가 않잖아요? 이상해서 뒷면을 봤습니다.
흙이 많이 묻어있는데 신발자국은 없고
뜯겨진 나무틈에는 털이 끼어 있었습니다. 곰이네요.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산에서 곰의 흔적을 보니 진짜로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좀 빨리 내려왔어요.
근데 한 5분? 내려가니 어이구 여긴 더 뜯어놨네요ㅋㅋㅋㅋ
저도 이제 막 달립니다
민가가 보이니까 좀 마음이 놓이더군요.
미끄럼 방지 맨홀뚜껑도 처음봐서 신기했어요.
휴게소가 있어서 들어가보니 목공예품같은 소박한 기념품도 팔고 있었습니다.
곰의 흔적을 봤다고 이야기를 하니 종종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역까지 가는데, 피곤했는지 차안에서 계속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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